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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8일 인천종합문화회관에서 개최된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방향에 관한 시민토론회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짧은 기간 준비된 토론회임에도 불구하고 굴업도와 덕적도 주민을 비롯해 지역내 관계자가 많이 참석했고 언론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객석을 가득 채우고도 남은 참석자들은 주제발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빈 곳을 찾아 바쁘게 움직였다. CJ그룹 관계자가 비장한 어조로 토론회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하고 굴업도의 관광단지 종합개발계획에 대한 소개가 있은 후에 인천에서 활동하는 환경활동가 한분이 굴업도의 경우 생태관광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주민대표와 인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계, 환경단체, 연구소 관계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지역주민은 섬 생활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했고 왜 개발을 찬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연구결론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며 보고서 내용을 꼭 인지하고 토론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앞바다를 누구보다도 많이 돌아다녀서 섬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학자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각자의 전공과 입장에 따라 골프장이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환경부 등을 설득할 논리도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주제발표 진행 및 토론회 진행 도중에 잠시 소란스러운 분위기도 있었지만, 참석자들과 토론자들이 지혜를 모으고 자제력을 발휘해 토론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당시 토론회의 좌장을 맡아 진행을 담당했던 필자는 양측이 굴업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함에도 왜 서로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특히나 오랜 기간 여러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준비된 보고서와 수년 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립계획을 무산시키며 섬을 여러 방면에서 조사해 왔었던 학자와 환경단체 회원들이 있고 아울러, 섬의 현재 사정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기에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만 있으면 최선 또는 차선의 방향이 충분히 도출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한 상태로 보였기 때문이다.
토론회 당시 오고 간 많은 대화도 굴업도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었다. 다만 이같은 변화를 위한 개발방향에 대하여만 이견이 있었다, 이와 같은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섬의 실체를 올바로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섬은 육지와 다르다는 것, 오고 가는 배편이 매우 한정돼 있다는 것, 지금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도 활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 등을 하나씩 열거하며 충분히 검토해서 서로가 공감하는 부분을 하나씩 정리하여 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사회는 매우 복잡하고 여러가지가 얽혀 있어서 단순히 선·악으로 구별하기가 어렵고 어느 한 방향만 강조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른바, 융복합이라는 용어와 거버넌스가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는 것도 이와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거버넌스를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충분한 대화가 기본이다. 나의 주장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해야 하며 남의 주장도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단순한 주장보다는 왜 그와 같은 주장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대화가 단절되는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여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거나 과학적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끊임없이 내 주장만 내놓는 경우가 많다. 서로 사실여부에 대한 이견이 있으면 공동으로 조사도 해야 할 것이고 함께 이해당사자를 떠나 객관적인 판단을 들어보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만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이른바 거버넌스의 도시로 알려진 인천의 역량이 이번에 발휘되었으면 좋겠다. 인천의 중요 현안으로 떠오른 굴업도 문제를 당사자들과 관계자들, 필요하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몇 번의 합숙토론을 해서라도 해결점을 찾아보면 좋겠다.
[인천일보]
http://news.i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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